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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마개는 나의 생존템이에요 – HSP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 (번외)

RN다정 2025. 3. 24.

안녕하세요, 저는 블로그 주인 RN 다정입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HSP(Highly Sensitive Person, 고감각성 인격) 테스트에서 122점을 받았다고 공유했었는데, 오늘은 HSP로서 제가 일상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특히 귀마개가 어떻게 제 생존템이 되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소리에 예민한 간호사의 이야기

지난 포스트에서 HSP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면서 많은 분들이 공감과 위로를 남겨주셨어요. "저도 비슷해요!"라는 메시지를 읽으며 처음으로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느꼈죠. 오늘은 제가 HSP로서 어떻게 일상을 살고 있는지, 특히 소리에 대한 민감성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나누고 싶어요.

처음에는 HSP라는 것이 나만의 특성인 줄 알았어요. 소리 하나에도 쉽게 긴장하고, 작은 생활 소음조차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나 자신이 이상한 건 아닐까 싶었죠. 방문이 열리는 소리,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 심지어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까지... 다른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것들이 제겐 큰 자극으로 다가왔어요.

HSP 테스트에서 122점이 나왔을 때, 제 경험이 단순한 '예민함'이 아닌 실제로 뇌가 자극을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분명해졌죠. '이건 고칠 수 있는 약점이 아니라, 그냥 나의 방식이구나. 나의 특별한 감각이고, 세상을 더 깊게 느끼는 방법이구나.'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해요. 어떤 사람은 더 크게, 어떤 사람은 더 깊게."

귀마개와의 첫 만남

귀마개를 처음 쓴 건, 36시간 연속 근무 후 너무 지쳐서 아무 소리도 듣고 싶지 않았던 어느 밤이었어요. 수습 기간이 막 끝나갈 무렵, 응급 상황이 연달아 터지면서 정신없이 일했던 날이었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온몸이 긴장으로 뻣뻣했고, 머릿속은 여전히 병원의 온갖 경보음과 호출음으로 가득했어요.

우연히 친구가 선물해준 귀마개를 발견하고 꽂아봤는데, 그 순간의 고요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그날 이후로 귀마개는 제 일상 속 필수템이 됐어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그 고요함 속에서야 비로소 머리가 쉬기 시작했거든요.

Mack’s 울트라 소프트 폼 귀마개 실제 제품 박스 사진
💤 예민한 간호사의 생존템, Mack’s 울트라 소프트 귀마개 – 30쌍 밸류팩!

내 인생 귀마개를 소개합니다! 여러 귀마개를 시도해본 끝에 지금은 Mack's 울트라 소프트 폼 귀마개만 고집하고 있어요. 처음엔 약국에서 무작정 사서 쓰다가, 지금은 30쌍 들어있는 밸류팩으로 사 놓고 침대 옆, 가방 속, 사물함 등 여러 곳에 나눠 두고 써요. 폼 타입이라 귀에 꽂으면 천천히 팽창하면서 귓구멍 모양에 딱 맞게 들어가서 차음 효과가 정말 좋아요. 제 경우엔 일반 실리콘 귀마개보다 이게 훨씬 편하더라고요. 가끔 친구들이 "그거 귀에 안 아파?"라고 물어보는데, 오히려 너무 편해서 끼고 있는지도 모를 때가 있을 정도예요.

직업과 예민함의 관계

간호사라는 직업은 예민한 저에게 양날의 검 같아요. 한편으로는 제 섬세함이 환자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게 해주는 장점이 되기도 하죠. 하지만 밖에선 환자 호출음, 알람, 기계음, 대화 소리, 응급 상황의 소음 속에서 하루 종일 신경을 곤두세우며 일하니까, 집에서는 '진짜 휴식'이 절실했어요.

특히 중환자실에서 근무할 때는 모니터 알람, 인공호흡기 경고음, 수액 주입기 알람이 하루 종일 끊이지 않았어요. 이런 소리들은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서 온 신경을 집중해서 '해석'해야 하는 소리들이죠. 어떤 알람인지, 얼마나 급한지,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즉각 판단해야 하니까요. 12시간 근무가 끝나면 제 두뇌는 마치 과부하가 걸린 컴퓨터처럼 느껴졌어요.

매일 밤 귀마개를 끼는 순간은 마치 스위치를 내리는 것 같아요. 그제서야 온종일 긴장했던 신경들이 풀리기 시작하죠.

귀마개로 인한 오해와 해결책

하지만 귀마개를 착용하면서 생긴 작은 오해들도 있었어요. 가만히 있을 때 누군가가 말 걸면 대충 감으로 알아듣기도 하는데, 귀마개 낀 채로 밥이라도 먹고 있으면 말소리가 정말 하나도 안 들리거든요. 집중하고 있을 때는 더더욱 외부와 완전히 차단돼요.

처음 룸메이트와 살 때는 정말 난감했어요. 제가 귀마개를 끼고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일을 하고 있으면, 룸메이트가 말을 걸었는데도 못 듣고 있다가 나중에야 "아까 내가 말했는데 왜 대답 안 했어?" 하고 물어보는 상황이 자주 있었거든요. 그럴 때마다 제가 일부러 무시한 게 아니라는 걸 설명해야 했죠.

가족들의 이해와 배려

그래서 처음엔 가족들이 "말하는데 왜 무시해?"라고 서운해했어요. 특히 엄마는 제가 항상 귀마개를 끼고 있는 걸 보고 걱정하셨어요. "그렇게 계속 귀마개 끼고 있으면 귀에 안 좋은 거 아니니?" 하고요. 심지어 한번은 제가 귀마개를 끼고 잠들어 있을 때 응급 상황이 생기면 어쩌냐며 걱정하시기도 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들도 제 특성을 이해해주게 되었어요. 지금은 제 특성을 이해해주셔서, 말을 걸 땐 제 어깨를 툭 치거나 눈앞에 와서 이야기해줘요. 그 작은 배려가 저에겐 큰 힘이 돼요.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가 있을 때는 미리 "잠깐 귀마개 빼줄래?"라고 물어봐 주시고요.

🗣️ 예민한 사람과 소통하는 팁

  • 👋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걸지 말고, 시선이 마주치거나 가볍게 터치한 후 대화를 시작하세요.
  • 🧍‍♂️🧍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상황은 피해주세요. 한 번에 한 사람만 말하는 것이 좋아요.
  • 🔊 배경 소음이 있는 곳에서는 조금 더 가까이에서, 또렷하게 말해주세요.
  • 🚫😲 갑작스러운 큰 소리나 놀라게 하는 행동은 피해주세요.

암막 커튼으로 완성된 휴식 공간

예전에는 귀마개와 함께 안대도 썼어요. 불 꺼진 방도 어딘가 모르게 밝게 느껴졌거든요.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빛, 전자기기의 작은 LED 불빛까지도 눈에 거슬렸어요. 마치 제 감각 센서가 항상 최대치로 켜져 있는 것 같았죠.

그런데 안대 때문에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암막 커튼이었죠. 처음엔 비싸다고 망설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한 투자예요. 암막 커튼을 설치하고 방의 모든 LED 불빛도 테이프로 가리니까 완벽한 어둠이 만들어졌어요. 지금은 그 어둠 속에서 자는 게 가장 편안해요. 그저 몸을 눕히고, 귀를 막고, 빛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회복되는 걸 느껴요.

제 방은 이제 완벽한 '감각 휴식소'가 되었어요. 소리도, 빛도, 심지어 온도까지 제가 편안하게 느끼는 환경으로 조성했죠. 방 안에서만큼은 세상의 모든 자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느낌이에요.

예민한 감각과 에너지 소모의 관계

감각이 예민하다는 건, 세상의 자극이 곧 에너지 소모로 이어진다는 뜻이기도 해요. 일반적인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자극도 저에게는 모두 처리해야 할 정보로 다가오거든요. 그래서 똑같은 시간을 보내도 저는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됩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HSP 테스트에서 저는 122점이 나왔어요. 일반적으로 HSP는 100점 이상이면 '매우 예민한 사람'으로 분류된다고 하더라고요. 이 숫자를 보고 나니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남들과 다른 이유가 명확해졌어요. 일반 인구의 15-20% 정도만 HSP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제가 소수에 속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죠.

엘레인 N. 아론 박사의 책 "당신은 왜 그렇게 예민한가"를 읽고 나서 HSP의 특성이 단순한 '성격'이 아니라 신경학적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HSP인 사람들은 뇌가 자극을 더 깊게 처리하고, 더 많은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며, 더 섬세하게 감지한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항상 금방 지치는 편이에요. 친구들과 3시간 카페에 있었다면, 집에 돌아와서 최소 그만큼의 '혼자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누워있는 걸 제일 좋아해요.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저에겐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회복 과정이에요.

저는 항상 금방 지치는 편이에요. 친구들과 3시간 카페에 있었다면, 집에 돌아와서 최소 그만큼의 '혼자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누워있는 걸 제일 좋아해요.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저에겐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회복 과정이에요.

특히 스트레스가 심한 시기나 과로했을 때는 거의 동굴 곰처럼 방에서 나오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게 제 방식대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이니까요.

MBTI성격 유형과의 연관성

제 MBTI도 ISFP라서 그런지, 조용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제일 편해요. 심리학적으로 보면 내향적인 성향과 감각 과민성은 자주 함께 나타난다고 해요.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가끔은 이런 제 성향이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기 어렵게 만들기도 해요. 빠르고, 시끄럽고, 자극적인 환경에서 '느리게'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이해해요. 이건 거의 운명의 데스티니 아닐까요? 하하... 제가 이렇게 태어났고, 이런 저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는 걸요.

자극 회피형의 일상 생활

4유형 구분 테스트에서도 저는 '자극 회피형'으로 나왔어요. 강한 자극, 새로운 환경, 다양한 변화를 피하고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는 유형이죠. 그러니까 스타필드 수원처럼 넓고 사람 많은 곳은 제게 지옥이나 다름없어요. 소리, 사람, 불빛, 냄새, 이런 것들이 동시에 몰려오면 몸이 먼저 반응해요. 심장이 빨리 뛰고, 식은땀이 나고, 머리가 아파오죠.

백화점에 가면 한 시간도 못 버티는데, 그건 단순히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에요. 매장마다 다른 음악,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 다양한 향수와 화장품 냄새, 천장의 반사광, 에스컬레이터의 진동... 이 모든 감각적 자극이 저를 압도하는 거죠.

반면에 숲이나 한적한 해변 같은 자연 환경에서는 오히려 활력을 얻어요. 자연의 소리와 자극은 인공적인 것들과 달리 저에게 편안함을 줘요. 바람 소리, 파도 소리, 새소리는 귀마개를 끼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리들이에요.

나만의 공간 선택법

그래서 저는 일부러 조용한 식당, 특히 룸 형식으로 된 곳을 찾아요. 공간이 좁고 차단되어 있을수록 안정감을 느껴요. 카페에 갈 때도 구석자리나 벽을 등지고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선호하고요. 그래야 주변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여행을 갈 때도 북적이는 관광지보다는 한적한 곳을 선호해요. 호텔을 고를 때는 방음이 잘 되는지, 창문이 도로변이 아닌지 꼭 확인하고요. 심지어 미리 리뷰를 찾아보며 '소음'에 관한 평가를 꼼꼼히 살펴보는 편이에요.

🌿 예민한 사람을 위한 일상 생활 팁

  • 🎧 외출 시 항상 귀마개나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구비하세요.
  • 🧘 스케줄 사이에 '감각 휴식' 시간을 의도적으로 계획하세요.
  • ☕ 카페나 식당은 피크 타임을 피해 방문하는 것이 좋아요.
  • 🏡 자신만의 '안전 공간'을 만들고, 필요할 때 그곳에서 충전하세요.
  • 🛌 과도한 자극이 예상되는 일정 후에는 회복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세요.

예민함을 껴안는 방법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상이 저에겐 퍽 힘들게 느껴지기도 해요. 친구들이 쉽게 즐기는 콘서트, 클럽, 축제 같은 곳은 저에겐 너무 버거운 경험이죠. 가끔은 '왜 나만 이렇게 불편할까'라는 생각에 우울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어요. 이런 예민함이 저의 단점만은 아니라는 걸요. 그만큼 저는 섬세하고, 깊게 느끼고, 조용한 곳에서 더 창의적이고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요. 누군가의 목소리 톤이 살짝 바뀌었을 때 그 사람의 감정 변화를 캐치하고, 환자의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는 능력은 분명 제 예민함이 가져다 준 선물이에요.

방어막이자 회복의 도구

지금은 제 이 예민함을 더 이상 숨기지 않으려고 해요. 예전에는 "나 좀 예민해서..."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창피하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제 필요를 이야기해요. 모임에 참석해도 "나 두 시간 정도 있다가 먼저 갈게"라고 미리 말하고, 필요하면 중간에 화장실에 가서 잠시 귀마개를 끼고 쉬기도 해요.

귀마개와 암막 커튼은 저의 방어막이자 회복의 도구이고, 예민함은 저를 지켜주는 또 하나의 감각이에요. 저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랍니다.

"예민함은 약점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게 느끼는 능력입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저처럼 소리에 예민하거나 금방 지치는 사람이라면,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이 이상한 게 아니에요. 그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죠.

HSP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가 나왔다면, 그건 당신이 세상을 더 깊이 경험하고 있다는 증거예요. 저도 여전히 배우는 중이에요. 어떨 때는 예민함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그 덕분에 세상의 아름다움을 더 깊이 느끼기도 해요. 우린 혼자가 아니에요. 그리고 우리에게 맞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도, 충분히 괜찮아요. 정말로요.

귀마개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든, 조용한 방이든, 당신에게 필요한 휴식과 회복의 도구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마세요. 그건 당신이 이 복잡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니까요.

혹시 저처럼 소리에 예민한 분이라면, 이 제품이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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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P는 우리의 특별한 선물입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만의 방식으로 조절해 나가는 여정을 함께 걸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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